아름다운 노년을 사는 비결 (05.25.2025) 주일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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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조회 694회 작성일 May 26 2025본문
몬트레이한인제일장로교회의 주일예배입니다
날짜: 2025년 5월 25일
본문: 시편 71편
제목: 아름다운 노년을 사는 비결
설교자: 이강웅 목사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가정의 달 5월의 마지막 주일을 맞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속에서 여러분의 가정에 감사와 기쁨이 넘치셨기를 바랍니다.
5월은 가족을 돌아보고, 또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달입니다. 아마 우리는 종종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될 것입니다.
“나는 지금 어떻게 나이 들어가고 있을까?”
“내 삶의 마지막 걸음을 어떻게 걸어가야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을까?”
특히 우리 자녀와 손주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지, 그들에게 어떤 본보기가 되며, 그들에게 어떤 믿음의 유산을 남길지를 생각하면 이 질문은 우리에게 더욱 깊이 다가옵니다.
• 노년의 현실과 영적 준비의 필요성
의학 기술의 발달로 현대 사회는 평균 수명이 길어져 인생의 노년기가 과거 어느 때보다 길어졌습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노후의 경제적 준비, 건강 관리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 준비합니다. 물론 이러한 준비들은 마땅히 필요합니다.
마치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 폴 트루니에는 인생을 사계절에 비유하며 노년기를 ‘겨울’로 묘사했듯이, 겨울을 대비해 따뜻한 옷을 준비하고 난방을 점검하듯, 우리 인생의 겨울을 위한 준비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과거 우리 부모님 세대들은 김장독을 묻고, 창문에 비닐을 치며, 연탄 난로를 준비하며 겨울을 맞이했습니다.
이처럼 다가올 노년을 위해 물질적인 준비와 건강 관리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본질적이고 중요한 것은 영혼의 월동 준비입니다. 내 영혼이 인생의 겨울을 어떻게 맞이하고, 어떻게 통과할 것인가 하는 영적인 대비입니다. 그리고 모든 인생의 최고, 최후의 시련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에 대한 준비입니다.
• 나이 들면서 경계해야 할 영적 위험들
동양의 고전 채근담에는 ‘인생을 볼 때는 전반기만 보지 말고 후반기를 보라’는 지혜로운 말이 있습니다. 마라톤에서 마지막 구간이 승패를 가르듯, 신앙의 경주에서도 노년은 매우 중요한 구간입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 우리는 몇 가지 영적 함정에 빠질 수 있습니다.
첫째, 물질에 대한 집착입니다. 젊은 시절 땀 흘려 일하며 얻은 물질이 소중하지만, 그것에 지나치게 의지하게 되면 하나님보다 재물을 더 의존하게 됩니다. 지갑을 열지 않는 인색함은 마음을 닫게 하고, 남에게 베풀지 못하는 완악함은 영혼을 메마르게 만듭니다.
둘째, 사람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마음입니다. 특히 자녀에게 모든 기대를 걸고, 그들의 말 한마디에 기쁨과 절망을 오가게 될 때, 우리는 쉽게 낙심하게 됩니다. 가족은 소중하지만, 우리의 궁극적인 의지처는 오직 하나님이 되어야 합니다.
셋째, 삶과 진리에 대한 열정을 잃는 것입니다. “이 나이에 무슨 변화가 있겠어”라며 현실에 안주하게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모세를 80세에 부르셨고, 사무엘을 늙은 나이까지 사용하셨습니다. 하나님 안에 있는 자는 마지막까지 변화되고, 자라가야 합니다.
넷째, 자기 생각에 갇히는 완고함입니다. 오랜 삶의 경험이 오히려 고집이 되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조언에 귀를 막게 됩니다. 진정한 성숙은 겸손입니다. 열린 마음은 노년을 더욱 빛나게 만듭니다.
이런 영적 위험들을 경계하지 않으면, 우리의 마음이 굳어지고, 감사는 사라지고, 그 대신 원망과 불평이 자리 잡게 됩니다. 광야에서 끊임없이 불평하던 이스라엘 백성처럼 말입니다(시 106:25-26). 원망과 불평은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롬 8:28)을 믿지 못하는 불신앙의 모습입니다. 그것은 우리 안의 기쁨과 평안을 빼앗으며, 세상 속에서 생명의 빛을 비추는 우리의 사명을 약화시킵니다(빌 2:14-15). 그 누구도 이런 모습으로 늙어가고 싶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 시간 시편 71편을 통해서 아름다운 노년을 살아가는 비결에 대해 말씀을 듣기 원합니다. 여러가지 정황을 살펴 볼 때 본시는 다윗이 노년의 시기에 쓴 시로 여겨집니다. 일반적으로 노년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여유 있게 인생의 황혼을 즐기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다윗은 오히려 말년에 아들 압살롬의 반역, 또 다른 아들 아도니야의 왕위 찬탈 시도 등 정치적 혼란과 아울러 극심한 고통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그는 감사와 찬양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평생 변함없이 함께 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 때문입니다.
이 시편을 통해 우리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려 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믿음 안에서 존경받는 노년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우리 자녀와 손주들에게 복된 믿음의 발자취를 남길 수 있을까요?
1. 과거의 은혜를 기억하며 감사와 찬양으로 채우십시오 (5-8절, 14절, 17절)
시편 기자는 하나님과 함께 걸어온 인생 여정을 돌아보면서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5-6절, “주 여호와여 주는 나의 소망이시요 내가 어릴 때부터 신뢰한 이시라 내가 모태에서부터 주의 붙드신바 되었으며 내 어미 배에서 주의 취하여 내신바 되었사오니 나는 항상 주를 찬송하리이다”
그는 인생의 시작 부터, 심지어 모태에 있을 때 부터 하나님께서 자신을 붙들어 주셨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찬양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고백합니다. “하나님이여 나를 어려서부터 교훈하셨으므로 내가 지금까지 주의 기이한 일들을 전하였나이다”(17절)
그는 어머니의 태에서부터 자신을 붙드시고 인도하신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결코 잊지 않았습니다.
인생의 겨울 앞에서 지난 날의 따뜻했던 은혜들을 하나하나 헤아리며 감사 찬송하는 것, 이것이 아름다운 노년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감사와 찬양은 우리의 영혼을 늘 푸르게 하고,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소망을 품게 하는 놀라운 능력이 있습니다.
8절, “주를 찬송함과 주께 영광 돌림이 종일토록 내 입에 가득하리이다”
시인처럼 찬양으로 입에 가득하게 하십시오. 원망과 불평에게 우리 마음의 빈자리를 파고들 틈을 주지 말고, 의식적으로 감사와 찬양으로 우리의 영혼을 가득 채우시기 바랍니다. 이를 위해서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를 매일 되새기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하루를 마무리하며 “오늘 하나님이 내게 베풀어 주신 은혜는 무엇이었을까?” 조용히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십시오.
이스라엘 백성은 매년 ‘초막절’을 통해 광야에서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했습니다. 나뭇가지를 꺾어 임시 거처로 초막을 만들어 절기 동안 거기서 지내는 이유는 과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잊지 않기 위함이었습니다. 우리도 삶의 어느 순간마다,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를 반복해서 기억하고 감사해야 합니다.
2. 현재의 어려움 속에서 하나님께 피하며 소망을 굳게 붙드십시오 (1-3절, 5절, 14절, 20절)
시편 기자는 노년의 육체적인 쇠약함과 더불어, 자신을 핍박하는 악인들의 위협(10-13절)이라는 힘겨운 현실을 직면하고 있습니다. 권력이란 무섭습니다. 사랑하는 아들 압살롬이 왕위를 차지하고자 아버지 다윗을 죽이고자 합니다. 그래서 다윗은 야밤에 맨발로 도망쳐야 했습니다. 이런 극심한 고난을 노년에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버겁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다윗은 낙심하거나 절망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오직 하나님께 피합니다.
(1-3절) “여호와여 내가 주께 피하오니 나로 영영히 수치를 당케 마소서 주의 의로 나를 건지시며 나를 풀어주시며 주의 귀를 내게 기울이사 나를 구원하소서 주는 나의 무시로 피하여 거할 바위가 되소서 주께서 나를 구원하라 명하셨으니 이는 주께서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산성이심이니이다”
눈에 보이는 위기 앞에서 사람이나 어떤 상황을 붙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피합니다. 흔들리지 않는 반석이신 하나님, 견고한 요새가 되시는 하나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맡깁니다.
그리고 소망을 둡니다. 14절,“나는 항상 소망을 품고 주를 더욱 더욱 찬송하리이다”
물론 우리에게도 노년에 육체의 쇠약함, 건강의 악화, 사랑하는 이들의 떠남 등 예상치 못한 고난들이 덮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피할 반석이 되시며 우리를 다시 살리실 것입니다. 20절, “우리에게 여러 가지 심한 고난을 보이신 주께서 우리를 다시 살리시며 땅 깊은 곳에서 다시 이끌어 올리시리이다”
세상 뉴스를 들으면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미래로 인해 우리 모두 염려가 많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아무리 돈을 잘 벌어도 몇 천불 주거비가 나가야 하는 현실로 인해 매우 답답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광풍 가운데 두려워하는 제자들에게 “믿음이 적은 자들아 어찌하여 두려워하느냐”고 하셨습니다. 세상의 폭풍 속에서 우리가 피할 곳은 오직 주님뿐입니다. 그리고 깊은 뿌리를 내린 나무가 흔들리지 않듯, 하나님께 깊이 소망의 뿌리내린 삶은 어떤 고난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혹시 지금 겪고 있는 어려운 문제나 마음속 깊은 곳의 걱정거리가 있다면, 그 짐을 홀로 지려 하지 말고 먼저 하나님 앞에 온전히 내려놓고 기도하십시오. 그리고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신실하게 역사하실 하나님을 기대하며 믿음의 소망을 굳게 붙드십시오.
3. 다음 세대에게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놀라운 능력을 전하십시오 (15-18절)
시편 기자는 자신의 남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목적을 ‘하나님을 전하는 것’으로 분명히 설정합니다. 그래서 15절에서, “내가 측량할 수 없는 주의 공의와 구원을 내 입으로 종일 전하리이다” 고 노래합니다.
그는 자신이 평생 경험한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놀라운 능력을 다음 세대에게 끊임없이 알려주는 것을 자신의 거룩한 사명으로 여겼습니다. 18절입니다. “하나님이여 내가 늙어 백발이 될 때에도 나를 버리지 마시며 내가 주의 힘을 후대에 전하고 주의 능력을 장래의 모든 사람에게 전하기까지 나를 버리지 마소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살아오며 경험한 하나님의 은혜와 신실하심은 자녀와 손주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귀한 영적 유산입니다. 성경에는 이를 실천한 인물들이 있습니다. 디모데의 외조모 로이스와 어머니 유니게는 디모데에게 신앙을 전수했습니다(딤후 1:5). 단지 말로만이 아닌, 삶으로 물려졌고, 그리고 이런 가정에서 자란 디모데는 초대 교회의 중요한 일꾼으로 자라났습니다.
우리도 “말로 전하는 교사”가 아니라, “삶으로 보여주는 증인”이 되어야 합니다. 자녀들과 손주들이 우리의 믿음에서 하나님을 보고, 우리의 눈물 어린 기도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배우도록 합시다.
4. 모든 삶의 경험을 통해 하나님을 즐거워하고 기쁨으로 찬양하십시오 (20-24절)
시인은 심지어 자신에게 닥쳐왔던 고난조차도 자신을 더욱 큰 영광으로 이끄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믿습니다(20절). 그래서 그것을 기쁨과 감사의 찬양으로 가득합니다.
22-23절을 함께 읽겠습니다.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비파로 주를 찬양하며 주의 성실을 노래하리이다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여 내가 주를 찬양할 때에 나의 입술이 기뻐 외치며 주께서 속량하신 내 영혼이 즐거워하리이다”
그는 인생의 마지막까지, “기쁨으로 찬양하는 삶”을 선택합니다. 단지 환경이 좋아서가 아니라, 하나님 그분 자체가 기쁨의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감옥 안에서도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고 말했습니다(살전 5:16–18). 이 고백은 환경을 초월한 기쁨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보여줍니다.
프랑스 작가 앙드레 모루아는 “나이 드는 기술은 자기의 냄새를 만들어가는 기술”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의 노년이 감사와 찬양의 향기로 가득하길 바랍니다. 마치 오랜 숙성의 깊은 맛이 진한 향을 내듯, 성령 안에서의 깊은 기도와 찬양이 우리 삶의 향기를 바꾸어 갑니다.
결론: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인생의 겨울은 결코 쓸쓸하거나 초라한 계절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신뢰하며 살아온 자에게, 겨울은 오히려 가장 깊은 향기를 뿜는 계절이 됩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겉사람은 후패하나 우리의 속은 날로 새롭도다”(고린도후서 4:16)라고 말했던 것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믿음 안에서 살아온 우리의 속사람은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더욱 깊이 깨닫고, 세상의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믿음을 갖게 됩니다. 마치 깊은 뿌리를 내린 나무가 모진 바람에도 굳건히 서 있듯이 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노년을 단순히 ‘지는 해’가 아닌, 영원한 생명의 빛을 향해 나아가는 가장 아름다운 여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런 노년을 맞이하려면 우리는 가능하다면 일찍이, 젊을 때 부터 이를 향해 살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인생은 길지만, 준비 없는 노년은 당황스럽고 외롭습니다. 지금 하나님 앞에서 깊이 뿌리 내리는 여러분이 되길 바랍니다. 지금의 신앙이, 여러분의 80세, 90세를 결정합니다. 오늘, 하나님과 동행하는 아름다운 첫걸음을 내딛으십시오.
오늘 하루,
•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감사하십시오.
•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께 소망을 두십시오.
• 믿음을 자녀들에게 전수하십시오.
• 그리고 기쁨으로 하나님을 찬양하십시오.
이러한 삶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며, 우리 영혼을 더욱 빛나게 할 것입니다.
주님 안에서 우리는 결코 까다롭고, 완고하고, 외로운 노년이 아니라, 오히려 온화하고 사랑이 풍성하며, 지혜로운 믿음의 아름다운 선배로서, 우리의 가정과 사랑하는 교회에 귀한 축복이 되는 복된 존재로서, 아름답게 나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놀라운 은혜가 오늘 말씀을 듣는 우리 모두에게 충만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날짜: 2025년 5월 25일
본문: 시편 71편
제목: 아름다운 노년을 사는 비결
설교자: 이강웅 목사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가정의 달 5월의 마지막 주일을 맞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속에서 여러분의 가정에 감사와 기쁨이 넘치셨기를 바랍니다.
5월은 가족을 돌아보고, 또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달입니다. 아마 우리는 종종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될 것입니다.
“나는 지금 어떻게 나이 들어가고 있을까?”
“내 삶의 마지막 걸음을 어떻게 걸어가야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을까?”
특히 우리 자녀와 손주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지, 그들에게 어떤 본보기가 되며, 그들에게 어떤 믿음의 유산을 남길지를 생각하면 이 질문은 우리에게 더욱 깊이 다가옵니다.
• 노년의 현실과 영적 준비의 필요성
의학 기술의 발달로 현대 사회는 평균 수명이 길어져 인생의 노년기가 과거 어느 때보다 길어졌습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노후의 경제적 준비, 건강 관리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 준비합니다. 물론 이러한 준비들은 마땅히 필요합니다.
마치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 폴 트루니에는 인생을 사계절에 비유하며 노년기를 ‘겨울’로 묘사했듯이, 겨울을 대비해 따뜻한 옷을 준비하고 난방을 점검하듯, 우리 인생의 겨울을 위한 준비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과거 우리 부모님 세대들은 김장독을 묻고, 창문에 비닐을 치며, 연탄 난로를 준비하며 겨울을 맞이했습니다.
이처럼 다가올 노년을 위해 물질적인 준비와 건강 관리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본질적이고 중요한 것은 영혼의 월동 준비입니다. 내 영혼이 인생의 겨울을 어떻게 맞이하고, 어떻게 통과할 것인가 하는 영적인 대비입니다. 그리고 모든 인생의 최고, 최후의 시련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에 대한 준비입니다.
• 나이 들면서 경계해야 할 영적 위험들
동양의 고전 채근담에는 ‘인생을 볼 때는 전반기만 보지 말고 후반기를 보라’는 지혜로운 말이 있습니다. 마라톤에서 마지막 구간이 승패를 가르듯, 신앙의 경주에서도 노년은 매우 중요한 구간입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 우리는 몇 가지 영적 함정에 빠질 수 있습니다.
첫째, 물질에 대한 집착입니다. 젊은 시절 땀 흘려 일하며 얻은 물질이 소중하지만, 그것에 지나치게 의지하게 되면 하나님보다 재물을 더 의존하게 됩니다. 지갑을 열지 않는 인색함은 마음을 닫게 하고, 남에게 베풀지 못하는 완악함은 영혼을 메마르게 만듭니다.
둘째, 사람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마음입니다. 특히 자녀에게 모든 기대를 걸고, 그들의 말 한마디에 기쁨과 절망을 오가게 될 때, 우리는 쉽게 낙심하게 됩니다. 가족은 소중하지만, 우리의 궁극적인 의지처는 오직 하나님이 되어야 합니다.
셋째, 삶과 진리에 대한 열정을 잃는 것입니다. “이 나이에 무슨 변화가 있겠어”라며 현실에 안주하게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모세를 80세에 부르셨고, 사무엘을 늙은 나이까지 사용하셨습니다. 하나님 안에 있는 자는 마지막까지 변화되고, 자라가야 합니다.
넷째, 자기 생각에 갇히는 완고함입니다. 오랜 삶의 경험이 오히려 고집이 되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조언에 귀를 막게 됩니다. 진정한 성숙은 겸손입니다. 열린 마음은 노년을 더욱 빛나게 만듭니다.
이런 영적 위험들을 경계하지 않으면, 우리의 마음이 굳어지고, 감사는 사라지고, 그 대신 원망과 불평이 자리 잡게 됩니다. 광야에서 끊임없이 불평하던 이스라엘 백성처럼 말입니다(시 106:25-26). 원망과 불평은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롬 8:28)을 믿지 못하는 불신앙의 모습입니다. 그것은 우리 안의 기쁨과 평안을 빼앗으며, 세상 속에서 생명의 빛을 비추는 우리의 사명을 약화시킵니다(빌 2:14-15). 그 누구도 이런 모습으로 늙어가고 싶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 시간 시편 71편을 통해서 아름다운 노년을 살아가는 비결에 대해 말씀을 듣기 원합니다. 여러가지 정황을 살펴 볼 때 본시는 다윗이 노년의 시기에 쓴 시로 여겨집니다. 일반적으로 노년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여유 있게 인생의 황혼을 즐기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다윗은 오히려 말년에 아들 압살롬의 반역, 또 다른 아들 아도니야의 왕위 찬탈 시도 등 정치적 혼란과 아울러 극심한 고통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그는 감사와 찬양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평생 변함없이 함께 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 때문입니다.
이 시편을 통해 우리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려 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믿음 안에서 존경받는 노년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우리 자녀와 손주들에게 복된 믿음의 발자취를 남길 수 있을까요?
1. 과거의 은혜를 기억하며 감사와 찬양으로 채우십시오 (5-8절, 14절, 17절)
시편 기자는 하나님과 함께 걸어온 인생 여정을 돌아보면서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5-6절, “주 여호와여 주는 나의 소망이시요 내가 어릴 때부터 신뢰한 이시라 내가 모태에서부터 주의 붙드신바 되었으며 내 어미 배에서 주의 취하여 내신바 되었사오니 나는 항상 주를 찬송하리이다”
그는 인생의 시작 부터, 심지어 모태에 있을 때 부터 하나님께서 자신을 붙들어 주셨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찬양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고백합니다. “하나님이여 나를 어려서부터 교훈하셨으므로 내가 지금까지 주의 기이한 일들을 전하였나이다”(17절)
그는 어머니의 태에서부터 자신을 붙드시고 인도하신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결코 잊지 않았습니다.
인생의 겨울 앞에서 지난 날의 따뜻했던 은혜들을 하나하나 헤아리며 감사 찬송하는 것, 이것이 아름다운 노년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감사와 찬양은 우리의 영혼을 늘 푸르게 하고,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소망을 품게 하는 놀라운 능력이 있습니다.
8절, “주를 찬송함과 주께 영광 돌림이 종일토록 내 입에 가득하리이다”
시인처럼 찬양으로 입에 가득하게 하십시오. 원망과 불평에게 우리 마음의 빈자리를 파고들 틈을 주지 말고, 의식적으로 감사와 찬양으로 우리의 영혼을 가득 채우시기 바랍니다. 이를 위해서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를 매일 되새기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하루를 마무리하며 “오늘 하나님이 내게 베풀어 주신 은혜는 무엇이었을까?” 조용히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십시오.
이스라엘 백성은 매년 ‘초막절’을 통해 광야에서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했습니다. 나뭇가지를 꺾어 임시 거처로 초막을 만들어 절기 동안 거기서 지내는 이유는 과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잊지 않기 위함이었습니다. 우리도 삶의 어느 순간마다,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를 반복해서 기억하고 감사해야 합니다.
2. 현재의 어려움 속에서 하나님께 피하며 소망을 굳게 붙드십시오 (1-3절, 5절, 14절, 20절)
시편 기자는 노년의 육체적인 쇠약함과 더불어, 자신을 핍박하는 악인들의 위협(10-13절)이라는 힘겨운 현실을 직면하고 있습니다. 권력이란 무섭습니다. 사랑하는 아들 압살롬이 왕위를 차지하고자 아버지 다윗을 죽이고자 합니다. 그래서 다윗은 야밤에 맨발로 도망쳐야 했습니다. 이런 극심한 고난을 노년에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버겁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다윗은 낙심하거나 절망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오직 하나님께 피합니다.
(1-3절) “여호와여 내가 주께 피하오니 나로 영영히 수치를 당케 마소서 주의 의로 나를 건지시며 나를 풀어주시며 주의 귀를 내게 기울이사 나를 구원하소서 주는 나의 무시로 피하여 거할 바위가 되소서 주께서 나를 구원하라 명하셨으니 이는 주께서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산성이심이니이다”
눈에 보이는 위기 앞에서 사람이나 어떤 상황을 붙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피합니다. 흔들리지 않는 반석이신 하나님, 견고한 요새가 되시는 하나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맡깁니다.
그리고 소망을 둡니다. 14절,“나는 항상 소망을 품고 주를 더욱 더욱 찬송하리이다”
물론 우리에게도 노년에 육체의 쇠약함, 건강의 악화, 사랑하는 이들의 떠남 등 예상치 못한 고난들이 덮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피할 반석이 되시며 우리를 다시 살리실 것입니다. 20절, “우리에게 여러 가지 심한 고난을 보이신 주께서 우리를 다시 살리시며 땅 깊은 곳에서 다시 이끌어 올리시리이다”
세상 뉴스를 들으면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미래로 인해 우리 모두 염려가 많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아무리 돈을 잘 벌어도 몇 천불 주거비가 나가야 하는 현실로 인해 매우 답답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광풍 가운데 두려워하는 제자들에게 “믿음이 적은 자들아 어찌하여 두려워하느냐”고 하셨습니다. 세상의 폭풍 속에서 우리가 피할 곳은 오직 주님뿐입니다. 그리고 깊은 뿌리를 내린 나무가 흔들리지 않듯, 하나님께 깊이 소망의 뿌리내린 삶은 어떤 고난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혹시 지금 겪고 있는 어려운 문제나 마음속 깊은 곳의 걱정거리가 있다면, 그 짐을 홀로 지려 하지 말고 먼저 하나님 앞에 온전히 내려놓고 기도하십시오. 그리고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신실하게 역사하실 하나님을 기대하며 믿음의 소망을 굳게 붙드십시오.
3. 다음 세대에게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놀라운 능력을 전하십시오 (15-18절)
시편 기자는 자신의 남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목적을 ‘하나님을 전하는 것’으로 분명히 설정합니다. 그래서 15절에서, “내가 측량할 수 없는 주의 공의와 구원을 내 입으로 종일 전하리이다” 고 노래합니다.
그는 자신이 평생 경험한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놀라운 능력을 다음 세대에게 끊임없이 알려주는 것을 자신의 거룩한 사명으로 여겼습니다. 18절입니다. “하나님이여 내가 늙어 백발이 될 때에도 나를 버리지 마시며 내가 주의 힘을 후대에 전하고 주의 능력을 장래의 모든 사람에게 전하기까지 나를 버리지 마소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살아오며 경험한 하나님의 은혜와 신실하심은 자녀와 손주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귀한 영적 유산입니다. 성경에는 이를 실천한 인물들이 있습니다. 디모데의 외조모 로이스와 어머니 유니게는 디모데에게 신앙을 전수했습니다(딤후 1:5). 단지 말로만이 아닌, 삶으로 물려졌고, 그리고 이런 가정에서 자란 디모데는 초대 교회의 중요한 일꾼으로 자라났습니다.
우리도 “말로 전하는 교사”가 아니라, “삶으로 보여주는 증인”이 되어야 합니다. 자녀들과 손주들이 우리의 믿음에서 하나님을 보고, 우리의 눈물 어린 기도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배우도록 합시다.
4. 모든 삶의 경험을 통해 하나님을 즐거워하고 기쁨으로 찬양하십시오 (20-24절)
시인은 심지어 자신에게 닥쳐왔던 고난조차도 자신을 더욱 큰 영광으로 이끄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믿습니다(20절). 그래서 그것을 기쁨과 감사의 찬양으로 가득합니다.
22-23절을 함께 읽겠습니다.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비파로 주를 찬양하며 주의 성실을 노래하리이다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여 내가 주를 찬양할 때에 나의 입술이 기뻐 외치며 주께서 속량하신 내 영혼이 즐거워하리이다”
그는 인생의 마지막까지, “기쁨으로 찬양하는 삶”을 선택합니다. 단지 환경이 좋아서가 아니라, 하나님 그분 자체가 기쁨의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감옥 안에서도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고 말했습니다(살전 5:16–18). 이 고백은 환경을 초월한 기쁨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보여줍니다.
프랑스 작가 앙드레 모루아는 “나이 드는 기술은 자기의 냄새를 만들어가는 기술”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의 노년이 감사와 찬양의 향기로 가득하길 바랍니다. 마치 오랜 숙성의 깊은 맛이 진한 향을 내듯, 성령 안에서의 깊은 기도와 찬양이 우리 삶의 향기를 바꾸어 갑니다.
결론: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인생의 겨울은 결코 쓸쓸하거나 초라한 계절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신뢰하며 살아온 자에게, 겨울은 오히려 가장 깊은 향기를 뿜는 계절이 됩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겉사람은 후패하나 우리의 속은 날로 새롭도다”(고린도후서 4:16)라고 말했던 것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믿음 안에서 살아온 우리의 속사람은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더욱 깊이 깨닫고, 세상의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믿음을 갖게 됩니다. 마치 깊은 뿌리를 내린 나무가 모진 바람에도 굳건히 서 있듯이 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노년을 단순히 ‘지는 해’가 아닌, 영원한 생명의 빛을 향해 나아가는 가장 아름다운 여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런 노년을 맞이하려면 우리는 가능하다면 일찍이, 젊을 때 부터 이를 향해 살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인생은 길지만, 준비 없는 노년은 당황스럽고 외롭습니다. 지금 하나님 앞에서 깊이 뿌리 내리는 여러분이 되길 바랍니다. 지금의 신앙이, 여러분의 80세, 90세를 결정합니다. 오늘, 하나님과 동행하는 아름다운 첫걸음을 내딛으십시오.
오늘 하루,
•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감사하십시오.
•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께 소망을 두십시오.
• 믿음을 자녀들에게 전수하십시오.
• 그리고 기쁨으로 하나님을 찬양하십시오.
이러한 삶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며, 우리 영혼을 더욱 빛나게 할 것입니다.
주님 안에서 우리는 결코 까다롭고, 완고하고, 외로운 노년이 아니라, 오히려 온화하고 사랑이 풍성하며, 지혜로운 믿음의 아름다운 선배로서, 우리의 가정과 사랑하는 교회에 귀한 축복이 되는 복된 존재로서, 아름답게 나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놀라운 은혜가 오늘 말씀을 듣는 우리 모두에게 충만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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